by sleepnot » 2004-05-25 Tue 3:08am
이것 역시 떠돌다 줏은 글입니다.
황선민씨가 썼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정확한건 알 수가 없군요.
콘으로 대표되는 뉴메탈을 하드코어라고 불러오셨던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시는게 좋을듯.
개탄스러운 사실은 아마도 약 4년전 시작되었다. hardcore란 단어가 사람들 입/TV/매체를 통해 조금식 타게 된 시발점이. 본인은 이 하위장르가 거들먹거려지는 놀라운 사실에 잠시 귀를 기울였으나, 그것은 거짓과 날조가 대부분인 것들뿐이었다.
왜? Hardcore를 Hiphop, Rap Music과 연관시키려는 것인가?
그것은 한 메이져 밴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였다. Alternative 기타 피킹과, Hiphop Groove와 약간의 Metal을 섞은 Rage Against The Machine이라는 그룹이 정치적인 빨갱이. 좌파 사조를 심은 음악을 들고 나오면서 사람들은 '와 hardcore다' 하고 술렁 대기 시작했고, Heavy Alternative 밴드 Korn마져도 'hardcore?' 라고 달고 dollar를 싹싹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 어리석은 국내의 양아치들은 Korn이나 Deftones의 꼬라지(배기팬츠, 10인치 체인 월렛, 어설픈 레게(딴)머리,똥싼 딕키즈 바지, 곱추 헤드빙, 말도안되는 얼굴쭈뼛한 랩핑,)를 모방하고 자신들이 청년문화 인디의 첨병인척, 얼간이 등쳐 먹기 음악을 따라하고 있다. 사실 hardcore의 역사는 20년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
1976년 영국의 대공황기 실업자와 빈민,부랑자와 불법 이민자가 넘실대는 남부런던의 섹스라는 클럽서 실업연금으로 음주와 약물을 취하던 네 젊은이가 공격적인 로큰롤과 직설적인 메세지를 들고 정부와 사회를 까대면서 시작된 'Punk' movement가 hardcore의 직접적인 조상이다.--Sex Pistols 이때의 Punk Rock은 철저한 좌파/노동자들의 음악이었다.
1980년까지 상당히 인기와 이슈를 낳았던 Punk Rock은 더 이상 발전을 못하고, 극한된 일부 계층만이 즐기는 것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음악은 더욱 극단적인 양상을 이끈다. 77스타일이라 칭하는 sham 69 같은 Punk Rock은 Sex Pistols보다 강렬하고, 직선적인 남성적인 Punk Rock을 하는데, 이것을 Oi! 라고 불렀다. 빈민 하류 노동계층 건달들 사이의 호칭인 이 Oi!는 축구 훌리건들의 응원 멘트이기도 한--그러므로 Oi!는 훌리건들에 의해 상당히 인기를 모았다. 한물간 '스킨헤드'사조를 백인식으로 재 부활시켰는데 이것은 상당히 극우/파시스트/인종주의 색채마저도 띄는 부류로 탄생한다.
아마 초창기 hardcore는 이 스킨 헤드 Oi!의 영향에 가장 밀접하다. 담배를 두 갑쯤 피워 잔뜩 가래가 낀 듯한 걸걸한 보컬에, 군가 풍의 드럼, 살벌한 텐션 만을 강조한 기타, 베이스,,, Oi!공연장의 스킨헤드들은 공연장서 구르고 부시며 파티를 즐겼다. 오이 뮤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향력을 키운 장르로는 크러스트 같은 지금의 Death Metal, Grindcore의 효시격인 것이 있다. 대부분 Punk Rock을 하다가 Metal과 더 극악한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매우 정치적인 밴드들이 이 '크러스트'를 추구하였는데, 로우 파이 레코딩에 원 트랙으로 녹음, 턴테이블이 박살날것 같은 노이즈와 잡음으로 1분대10초대 곡을 난자하던 종류의 음악을 하였다.
이렇게 British Punk Movement는 무한한 서브장르의 가능성을 꽃피우고 미국으로 바톤을 넘긴다. 뉴욕엔 일지기 MC5나 뉴욕 달즈 같은 로큰롤 밴드가 Punk적인 성향을 띄긴 했으나 아메리카가 펑크--과격한 형태로 진정한 부활에 성공한 것은 워싱턴 DC의 밴드들이다. New York엔 라몬즈나 텔레비전, 블론디 같은 New Wave에 가까운 Punk를 하는 밴드가 시초였으나, 워싱턴 DC의 전사들은 hardcore의 초석을 다진 명예로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밴드를 만든다. 마이너 쓰리트 라는 밴드는 Punk Rock이 갖고있는 타락한, 반 도덕적인 면을 완전 거부하는 이른바 straight Edge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마이너 쓰리트의 메세지가 긍정적인 평가만을 얻은 것은 아니다. 혹자는 그들이 순수함을 내세우는 Neo Nazzi가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 그들의 메세지는 너무 강경해 극우보수에 가깝다.
Oi!와 Punk Rock Heavy Metal을 즐기던 쿠바계 이민 2세들과 백인 청소년들은 워싱턴 DC의 hardcore와 Slayer/ Metallica 같은 과격한 음악/런던의 Oi! 뮤직에 영향받은 뉴욕식 hardcore를 탄생시킨다. 이들이 Agnostic Front 인데, Punk의 색체가 짙긴 했지만 헤비한 리프가 난무하고, 스킨헤드의 외양이지만, 상당히 깊이있는 정치적인 가사와 민중봉기적 메세지를 담았다. 그들은 공연장서 몸을 부딛치고 극한의 체력을 소모하는 과격한 댄슁과 모슁을 즐기면서 연소하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며, 함께 한 목소리로 코러스를 연발하면서 하나라는 동질감을 찾으려 하였다. 이들 뉴욕1세대 하드코어밴드들은 계속해서 후배를 양산해내는데 레이카포라는 크리쉬나(불교사상)과 스트레이트 엣쥐를 추구하는 Youth of Today 와 동료들...Judge, Bold, Gorilla buiscuit, Side by side, Project X ...이들은 Agnostic Front의 마쵸성 스킨 헤드성 hardcore 밴드들과 성질을 달리하지만, 음악적으론 비슷하고, 같은 동료임에 틀림이 없었고, 지금 hardcore씬서 마쵸/스킨헤드성 밴드들과 스트레이트 엣쥐/Positive 밴드들과 사이가 안 좋은 것은 후일 똘만이들로 인해 생긴 것이다.
New York hardcore는 1982년 때부터 1980년 말까지 상당한 융성을 맞았다. 많은 밴드들은 1990년을 맞이하며 음악적으로 정신적으로 지루함을 갖는 위기의 때를 맞았다. 지명도 높은 hardcore 밴드들이 Alternative 같은 장르로 빠져나가고, 몇몇 열혈 후배들만이 씬을 고독하게 지켜나갔는데, 뉴욕의 hardcore를 극우보수로 몰아세우고 폭력을 부추기는 선동가로 몰아가는 많은 매체는 이들의 설 곳을 빼앗았고, 멤버들도 경제적인 이유와 음악적인 욕심으로 타 장르로 많이 흡수되었다. 그러나 뉴욕의 활화산은 이렇게 멈추기엔 너무 뿌리가 깊었다. 80년대 초중반에 어린 소년으로 공연장을 찾던 아이들이 밴드를 결성 새롭게 씬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는 90년대 중후반 그리고 지금, 실로 놀라움에 입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아이템과 임팩트를 가진 신진밴드들이 속출하고, 이전의 밴드들보다 더욱 음악적인 고찰에 신경쓴 그리고 여전히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에 어린 충실한 New York hardcore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음악을 들고 나온 밴드들은, 이제 뉴욕이라는 구분을 떠나 근교의 여러 지역 펜실바니아, 보스톤, (이곳은 거의 뉴욕과 맞먹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클리블랜드, 커네티컷, 뉴져지 동부지역을 하나의 씬으로 묶고 친구로서 그리고 전통을 자랑스럽게 이어가는 동료로써 존재한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hardcore라는 이름을 걸고 소개된, 여러 밴드들은 대부분이 이 자랑스런 역사의 족보에 존재하지 않는 자들이다. 이딴 음악장르를 다루는데 그까짓 역사가 뭐가 중요하냐 그러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수긍할 점은 이들의 음반을 년도별로 들어보며, 그리고 그들의 special thanks란에 적힌 밴드들의 변천사를 보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과거와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고는 하나, 기본적이 뼈대는 80년 초반의 그것이며, 특히나 정신적인 무장에 있어서 오히려 상업주의와 장사 속이 판치는 록뮤직 비지니스속에서 더욱 강경하다고도 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80년대 초반의 사운드를 답습하는 어린 밴드가 있는가 하면, 한때 잠시 마이크를 놓았다가 후배들의 분투를 보고 다시 예전의 음악스타일을 하는 노장밴드들도 많다. 인간을 혼돈에 빠지게 하는 국내, 뮤직 비즈니스계는 hardcore를 상업주의 한 목차로써 많은 이들에게 팔아먹고, 이것은 단언하건데 국내의 특이한 문화 후진국적 상황일뿐이다. hardcore의 본고장인 북미나, 유럽에선 누구도 'Korn' 'RATM' 'Limp Bizkit' 등의 메이저적인 세련된 10대 중산층 취향의 양아치 음악을 hardcore로 부르지 않는다, 물론 음악적인 내용면에서 hardcore(단어의 뜻으로서)적인 면모가 조금은 배어있다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명사로서 hardcore로 통칭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hardcore는 별것도 아닌 것이다, 우러러 숭상할 것도 아닌 그저 하나의 장르이다. 그러나 이것이 와전되어 상업적인 용도로 매도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뿐이고,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은 무지한 자 밖에 되지 않는다.
hardcore는 결코 돈벌이가 되는 음악이 아니다. 기본적인 모토가 반사회적인 것이고, 이것이 100만장, 골드 디스크 따위를 딴다거나 하면 이미 이것은 hardcore의 의미를 상실한 트랜디일뿐이다.(많은 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의 구미에 맞는 음악을 한다는 타협적인 것이므로) 백만장자가 하위노동자 계층의 정서를 대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랩 뮤직이 그랬듯이 장사꾼들의 영악한 농간에 놀아나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