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adafi » 2004-07-17 Sat 18:54pm
많은 작곡가들이 표절해놓고 걸리면 샘플링 한거야... 라고 변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샘플링 하면 원곡의 리메이크 수준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샘플링은 리메이크와는 엄연히 다른 작곡 기법이다. 힙합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지만 알앤비나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기법이기도 하다. 샘플링 기법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흑인음악의 기본에 대해 아는것이 필수 적이다. 그 기본은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 흑인음악의 뿌리
1900년대 재즈: 수많은 스타일
1950년대 소울: 초기의 소울은 재즈에 보컬이 가미된 음악
1970년대 펑크: 재즈에서 좀더 리드미컬함을 강조 연주에 있어 테크닉적인 측면이 강조된 음악 소울, 펑크의 전성기
1980년대 랩의 등장: 악기의 발달은 펑크, 소울 모든 장르의 음악에 변화를 일으켰으며 전자음을 위시한 펑크들이 나왔다. 이때 디스코는 흑인음악을 대중에게 많이 알렸지만 흑인음악을 퇴보하게 만들었다. 초기의 랩은 지금처럼 가사 그 자체로는 별 의미 없이 추임새에 불과했고 디제이가 우선시 되었다.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힙합의 형식을 갖추었다
- 왜 뿌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
“샘플링”이란 작곡 기법 때문
- 샘플링 기법의 종류
(1) 샘플링 - 그 무한한 가능성!
Cut and Paste 기법이라고도 한다.
샘플링은 프로듀서의 감성으로 “재 창조”하는 예술행위
재 창조를 위한 방법: pitch 조절, EQ 조절, 자르고 붙이기
(2) 분류 (정의할 수 없을만큼 수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몇 가지 분류로 설명 하자면...)
① 원곡의 일부를 따서 연주하기
②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기 (전혀 의미 없는 삽질..... 주의할 점은 통짜 샘플 돌리기와는 틀린 뜻이란 것이다. 통으로 돌리는게 나쁜게 아니라 소스의 참신성이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됨)
③ 여러 샘플의 조합
④ 원곡의 느낌을 거의 없앤 쪼개고 붙이는 96년 이후 프리모와 피트락이 보여주는 프로듀싱
⑤ 원곡의 순서 재 창조 (4번과 비슷한 작곡법)
⑥ 원곡에 자신만의 논리와 감성 주입하기
intruders - cowboys to girls
이곡은 70년대에 유행하던 소울곡이다. 이걸 4번 기법을 이용해서 샘플링 하면
Big noyd - bang bang producer - alchemist
바로 요렇게 변한다...원곡을 이용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이 나게 만든 경우이다.
비트의 분할을 하이햇이 아닌 킥으로 했다는 점도 독특하고.. 알케미스트의 작품중에서 최고로 꼽는 곡중 하나이다.
chaka khan - through the fire
80년대를 대표하던 여성 소울가수중 하나이다. 요즘은 활동이 뜸하지만..
이걸 샘플링 한곡이
요즘 한창 잘나가는 칸예 웨스트의 through the wire란 곡인데 원곡의 피치를 올리고 곡순서를 바꿨다는 점에서 5번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여기서 칸예의 재치가 돋보인다. 노래 내용이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해 턱에 철심을 박았지만 그걸 이겨낸다는 이야기인데 원곡은 fire라고 발음하지만 이큐 조절을 통해서 wire처럼 들린다는 점이다. 이것이 프로듀서의 감성이 개입된 부분이락 할 수 있겠다.
spinners - we belong
스무드 소울의 대표주자인 스피너스의 곡이다. 이걸 이용해서...
Rakim - finest ones
어찌보면 전형적인 샘플링 기법이지만 원곡의 부드러우면서 웅장한 분위기 대신 경쾌하게 바꾼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spinners - i'll be around
이걸들으면 단박에 떠오르는곡이 있을 것이다. 바로 시비매스의 휘파람인데
커빈의 개삽질의 끝을 보여주는 곡이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수없이 써먹을 때로 써먹은 샘플을 그대로 갖다 썼다는 점에서 욕을 먹는 대표적인 경우다. 사실 시비매스의 1,2집은 거의 이런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건 음악에 대해서 잘모르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경우중에 하나이다 그 이전에 이런 걸 듣고 속아주는 리스너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나 자신도 전에 저랫기 때문에...)
몇몇 힙합 매니아라는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자기는 미국언더만 판다면서 오버에 있는 애들은 상업적인 쓰레기 들이다 이런식으로 말한적이 있는데 말을 해보니 정작 샘플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점에서 무지 웃겼다. 언더신에서도 수없이 쓰이는게 샘플링인데 어떻게 샘플링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과연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제딴에는 졸라 심오한척 하지만 기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국 뿌리없는 나무일 뿐이다. 우리모두 기본에 충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