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slky » 2004-11-28 Sun 23:17pm
- 커버와 부클릿
커버 멋있네요.
부클릿에는 슬립낫 멤버들이 각종 기괴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커버와 부클릿.
역시 멋짐니다. ..
그리고 다 아는 이야기라 읽어도 별로 재미없는 해설지가 있습니다.
- 멤버를 100% 활용하기 시작한 Slipknot.
사실 슬립낫의 1,2집은 주요 멤버 몇명만이 만들어 나갔다고 합니다.
당연히 다른 멤버들의 욕구 불만은 쌓여갔을 것이고,
2집 활동 당시에는 투어 매니저먼트에서 이들의 사이를 이간질 시키면서 해체설까지 나돌았었습니다.
백스테이지에서는 결국 끼리 끼리 노는게 발견되기도 했었고. ..
슬립낫도 이제는 끝인가보다 했던 그 시점.
그들은 정말로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에서 세번째 앨범의 작업을 위해 합숙을 시작합니다.
이 곳에서 슬립낫은 서로의 오해를 풀고, 그 전과는 달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음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 음악
확실히 슬립낫의 이번 앨범에는 전 앨범인 'Iowa' 에서 보여줬던 무자비함은 많이 사그러 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그런 무자비함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지녔습니다.
전처럼 그냥 무자비하게 조지다가 중간 중간 간단한 멜로디를 때려넣는 그런 형식이 아닙니다.
일단 엄청나게 발전한 멜로디 센스를 발견할수 있습니다.
이 발전한 슬립낫식 멜로디는 발라드 곡들에서 확실히 느낄수 있는데요.
'Circle'과 'Vemilion PT.2'가 바로 그 트랙들입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완전한 발라드를 앨범에 집어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잘 만들어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발전한 슬립낫의 멜로디 센스가 숨어있습니다.
둘째로 달리고 밟는 트랙들은 전처럼 무자비하진 않지만, 매우 그루브합니다.
이같은 그루브함을 극대화시킨 'The Blister Exists'나 'Pulse Of The Maggots'에서 확실히 느낄수 있습니다.
이 그루브함의 비결은 그들의 뛰어난 완급 조절과 엇박에 있습니다.
다른 트랙들도 달릴 때는 모두 이런 그루브함이 넘쳐납니다.
엇박을 가장 잘 느낄수 있는 곡은 이 앨범 전체를 가장 잘 표현해낸 곡인 'Duality' 입니다.
요즘 빡센 메탈 밴드들이 엇박을 타는 추세가 많은데요.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 싶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들의 곡구성 능력이 굉장히 발전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달리다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멜로딕한 코러스로 이어지는 곡들을 보면 알수 있는데요.
'Opium Of The People'이나 'Before I Forget'이 바로 그런 트랙들입니다.
이러한 곡 구성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은 바로 'The Nemeless' 입니다.
비장미 넘치고 호러블한 곡인 'Vermillion'도 빼놓아서는 안 되는 트랙입니다.
이번 앨범으로 슬립낫은 처음 시도하는 실험을 멋지게 해냈습니다.
이것이 아직 실험일 뿐이고,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정말 대단한게 나올게 분명합니다.
그들은 100% 멤버를 활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전보다도 더욱 굳건한 독창성을 이뤄냈습니다.
그들이 오래 오래 발전해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진심으로.
- 슬립낫은 헤비해야 한다?
일단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로 빡센 음악(부루탈 데쓰나 그라인드코어같은)을 들으시는지가 궁금합니다.
메이저 밴드가 슬립낫 2집같은 사운드를 들려준것만 해도 상당한 모험이었다는걸 아셔야 합니다.
메이저 밴드인 이들에게 계속 그러한 무자비한 헤비함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 부분 무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발전한 모습을 보지 않고,
전보다 가벼워졌다고 해서 이들의 이번 음반을 무시한다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전 뮤지션은 리스너에게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고, 진정한 뮤지션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전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슬립낫의 태도에는 리스너들이 박수를 보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빡센 음악이 듣고 싶다면 메이저 밴드가 아니라 마이너 밴드들에게 기대해야 되는게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