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slky » 2004-10-15 Fri 23:13pm
너무 큰가. ..
- 앨범 커버와 부클릿
앨범 커버부터 쌍칠년도 펑크 티가 많이 납니다.
밴드명과 앨범명은 신문에서 한글자씩 찾아 붙인것처럼 너절합니다.
이게 협박편지 비슷한거 쓸때 이렇게 쓰던데. ..
섹스 피스톨스 커버가 이런 모습이었지요.
후에 수많은 펑크 밴드들이 피스톨스의 앨범 커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이제 클립이라던지 너절한 천이라던지 아무데나 달려있는 지퍼라던지,
이것저것 쌍칠년도 펑크를 상징하는 것들이 있네요.
그리고 이들이 어떤 밴드에게 영향받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밴드들의 버튼이 달려있습니다
Cock Sparrer, Ramones, Exploited, Sex Pistols. ..
이 정도면 감이 잡히실려나요.?
- 음악
글로벌 코퍼레이션의 음악은 쌍칠년도 펑크 음악의 핵심을 제대로 꿰뚫었습니다.
오이 펑크, 스트릿 펑크 등으로 불리우는 그것 말이지요.
쉬어 가는 트랙이자 이 밴드의 똘끼를 제대로 보여주는 '펑크기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쌍칠년도 스트릿 펑크의 냄새가 진동하는 트랙들입니다.
간결하고, 가끔 락앤롤스러운 기타 솔로도 나오고, 쌍칠년도 펑크에서나 들을수 있는 기타사운드, 노래 곳곳에서 들리는 Oi! Oi!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피가 들끓게 만드는게 제대로 스트릿 펑크입니다.
9번 트랙 '그 날이 오면'은 조용조용한 트랙이지만 노래의 단순한 구조나 가사를 보면 이 곡도 영락없는 펑크라는걸 부정할수가 없습니다.
스트릿 펑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모든 트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만,
특히 신나는 'Punk Oi Skin We're Moshing Tonight' 을 추천하고 싶네요.
그러나 이들의 가사에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좀 다듬어지지 않은 구석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뭘 말하고자 하는지 의미는 제대로 전달이 되니 다행입니다만.
음악이 뛰어나니 이 정도는 봐주도록 하지요. 허허허.
게다가 좀 바보스럽긴 합니다만 따라부르다보면 피가 끓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메인 보컬 분의 발음이 몇몇 곡에서 심하게 뭉개지는 바람에 가사를 알아듣기가 상당히 힘이 듭니다. ..
허나 이 분의 목소리에 녹아있는 개김성은 정말로 뛰어나기 때문에 이것도 좀 봐줍시다.
그리고 굵은 목소리의 또 다른 보컬분의 목소리는 정말 피가 들끓게 하는군요. 절로 코러스를 따라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실 껍니다.
스트릿 펑크를 좋아하신다면 필히 구하세요.!
2001년도에 이런 쌍칠년도 본토 스트릿 펑크의 핵심을 꿰뚫는 음악을 하는 밴드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 잡설
언더에 이렇게 썩 좋은 음악을 했는데도 알려지지 않고 묻힌 밴드가 정말 얼마나 많을까요.?
음반 한장조차 못 내고 없어진 밴드들이라면 정말 들어볼 길조차 없고. ..
그런걸 생각하면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이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나라 언더그라운드가 계속 존재하는 거겠지요.
그들은 빛을 보지 못하고 음지에 있다 사라지고 지금 존재하는 밴드들도 모두 음지에 있습니다.
온갖 쓴 맛을 다 보면서도 단지 음악이 좋아서 땀을 쏟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우리나라의 수많은 리스너들은 이들의 땀방울을 외면할 생각인 걸까요.?
서글플 따름입니다.
- 아, 그리고 이 음반을 추천해주신 우나님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