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라인 » 2004-08-07 Sat 2:06am
조금 늦게 갔었더랬다.
맥주 6캔 챙겨들고 신동근(말밥)과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갔다.
중간에 박종철(에키)를 불러서 같이 놀았다.
마침 에고래핑이 세팅한다고 꿍짝꿍짝 하는 사이,
맥주 한캔을 막 까서 여유롭게 마시는 동안 에고래핑의 연주가 시작 되었다.
에 그러니까.
에고래핑은 대강 첫느낌이 .. 라틴/재즈쪽 같았다. 섹소폰과 여타 라틴음악에 자주 나오는 타악기들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보컬(무려 여자였다--)의 음색 조차 짙은 재즈삘. 왜 락페스티발에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일렉/베이스를 연주 하는 애들도 있더라. 뭐..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에게선(밴드 느낌보다 보컬에게서 받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국내 '자우림'의 김윤아 삘이 엄청 나더라. 무대를 왔다갔다하는 무대매너며, 옷차림이며(이건 좀 솔직히 쇼크였다--), 음색이며 .. 김윤아의 노처녀 히스테리컬한 색깔을 싹 빼버리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뭐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한 두세곡 들으면 쉽게 질릴거 같았다. 후우. 김기태씨가 참 보고 싶어했었더랬지 ..
다음은 나와서 부를게 너무나도 뻔했던 체리필터. 오늘 공연 본다고 모인 사람들의 한 1/3 즈음은 체리필터를 보러 온거 같았다. 김윤중씨가 체리필터를 소개 하기전에 " 이건 락페스티발의 컨셉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어쩌구 저쩌구 .. " 라고 했었다. 말은 맞는 말이었는데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지.. 체리필터를 보러왔으면 그전에 밴드들도 보고 호응도 해주고 다른 색깔을 가지는 락과 메탈에 좀 관심을 가져주고 해야되는데 도대체 딴 애들은 왜왔냐는 식으로 해버리니 참으로 기가차는 노릇이다. 여튼 걔네들은 뻔하디 뻔한 오리날다/내게로 와/?/?/낭만고양이를 부르고 가버렸다. 감상은? 말안해도 뻔하잖은가.
체리필터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더라. 그리고 조금의 시간후에 한대수씨가 나왔다. 장만땅이 좋아하는 한대수씨 .. 그런 이유가 확실히 있었다. 일렉, 통기타, 베이스의 울림에 몸을 맡긴 사이 중간에 밴드 소개가 있었는데 리더기타를 맡은 사람이 김도균씨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랬다 .. 확실히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한대수씨 같은 경우는 나이를 그렇게 드시고도 하고 싶으신거 하시면서 세계 평화를 걱정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 깊었다. 하하.
다음은 산드리아의 공연. 어어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여성 보컬을 쓴 이런 느낌의 밴드들은 이전에도 왔었다. 나이트위시, 에덴브릿지, 비전오브아틀란티스 .. 근데 왠지 뭐랄까 이질감이 드는건 -__- 옆에서 종철이놈이 자꾸 에반에센스 같다고 하더라. 난 에반에센스를 안들어봤는데다 관심도 없기 때문에 걍 계속 들어보려고 했는데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들어 게임을 해버렸다 --;; 옆에서 보다만 친구들이 집에 갈것을 권했고 택시타고 집에 와버렸다.
메인 헤드라이너 다크 트랭퀄리티도 남겨두고 ..
..
집에 오면서 슬램을 못한게 병아리 눈물만큼 후회되기는 했는데 산드리아의 남은 곡과 세계적 밴드(?) 다크 트랭퀄리티의 세팅 시간을 견디기엔 나의 다리가 너무나도 저려왔다. 후..
어쨌거나.
이래저래 실망이 많았다고나 할까나.
라인업을 보면서도 울적했었는데 실상도 울적하니 각이 안나왔다.
내년부터 락페가 열린다는 보장도 없고, 보러 갈 확률도 점점 떨어지는데 많이 아쉬웠다.. 후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