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inarusef » 2004-07-19 Mon 19:06pm
껌엑스를 샀습니다. 티셔츠가 왔습니다.
연습실 가기 전에 샤워를 해서, 갈아입을 티셔츠를 꺼내기 귀찮아서 그냥 옆에 놔둔 껌엑스 티셔츠를 입고 나갔습니다...
연습을 적당히 끝내고 돌아오면서, 기숙사 (키보드를 짊어지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제 방이 있는 4층에 멈춰서자 누군가가 갑자기 저를 툭툭 칩니다.
"껌엑스 좋아해요?"
...죄송합니다. 사실 저 며칠 전에 누가 들려준 데모 듣고 꽃혀서 산 거, 오늘 와서 티셔츠 오늘 처음 입은 겁니다. 아직 앨범도 두곡밖에 못 들어 봤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여기서 그렇게 답했다가는 죽을 것 같았습니다.
"예"
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현실. ...
그리고 내립니다. 같은 층인지 같이 내립니다.
방에 들어옵니다. 후덥지근해서 창문하고 방문을 열어둡니다.
저는 모니터를 키고 방금 사실에 대해 irc에 씁니다. ~~했어... 순간 아까 그 사람이 돌아왔습니다...
"저기요"
라는 말로 펑크를 좋아하냐부터 우리학교에 펑크밴드 없으니까 같이 달려볼 생각 없느냐까지, 집념이 보였습니다.
아 무섭다...
우리 밴드 (현역중엔) 왕고 선배를 알고 있었습니다. 동갑인 듯 합니다. ...무섭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인사라도 해야지...친해지면 나쁠 건 없겠는데 너무 무서웠습니다...
펑크 좋아하면 펑크도 음악이냐는 취급받는 판에 동지를 만난 거 같아 기쁘긴 했겠습니다만, 저 사실 펑크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아요. ...라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