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hn » 2004-07-04 Sun 11:37am
일단 블레임의 최대의 가치는 건축학도 출신의 작가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디자인들입니다. 복식이나 메카닉도 괜찮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역시 건물들의 양식미가 참.. 대단하죠. 멋집니다. '실제 있을 거 같은', '실존 한다면 이럴거 같은' 엄청난 설득력을 지닌 디자인 들입니다. SF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쿨한 연출과 이야기를 엮어내는 솜씨도 이정도면 분명 중상급 이상이지요. 블레임이 첫 장편 작품인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개인적 취향상 이러한 연출 (한두번 읽어서는 이해가 안되지만 읽다보면 근거나 추론등을 통해 이해가 가능한) 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러한 연출이나 스토리 작법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세계관과 스토리에 대해 확실하게 설정이 다 잡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 역시 대단. 대단.
각종 설정이나 스토리도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무한히 확장하는 세계관이라거나, 등장인물끼리 데이터를 전송하는 등.. 여러가지.. 일반인들이라면 어리둥절할 부분이 좀 많겠습니다만 CSCW분들이라면 당연히 이해하실만한 내용도 많죠. 주로 컴퓨터나 그런쪽 이야기들이니까..
제리프님께서 좀 과대평가 받지 않았나 하는 말씀도 하셨는데 어느정도 동의하긴 합니다. 그치만 요즘 이 분 같이 하시는 분 찾기가 힘드니까.. 지금이 아키라 나오던 시절도 아니고.. ^ ^ 여러모로 인정받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별점 : 만점-
(평생동안 꼭 한번은 볼만 하다.)
의문점에 대한 이야기 : 아시다시피 키리이는 시스템이 보낸 밀사이며 세이프가드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은 세이프가드이기 때문에 사나칸은 키리이를 죽이려고 했습니다만 세이프가드들은 단순히 본능에 의해 그런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생각을 하는 각각의 의지체인것 입니다. 그리하여 후반엔 키리이가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유전자를 운반하는 일을 돕도록 된것이죠. (세이프가드도 결국은 그 세계의 구성원이며, 지금 그 세계가 미쳐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제가 블레임을 전부 본지 좀 오래되서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시보와 사나칸이 합쳐졌던 일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부 제 생각이라 확실하진 않겠지만 블레임까페에서 토론하는걸 봐도 대충 비슷하게 결론 지어지는 듯 합니다.
사족 : 번역 진짜 나쁨.. -_- 번역된 만화책을 내 머리속에서 다시 번역하면서 봐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