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leepnot » 2004-05-21 Fri 3:07am
새벽이 되면 방의 불을 다 끄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보통 이맘때쯤 되면 할일이 정말 없기때문에 irc에서 사람들이랑 노가리를 까거나, 만화를 보던가 합니다만.. 사람들도 모두 자고, 만화도 볼게 없는 그런 암울한 상황이 종종 닥쳐오곤 하죠.
그럴때마다 이런저런 잡상이 몰려오는데.. 최근까지는 혼자 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게 대부분 지금의 처지를 비관하는 암울한 생각들 뿐이라 그냥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또 잡스러운 일을 하며 시간만 죽이다 자는 악순환의 반복이었죠.
그러다 최근 또 심경의 변화를 겪고,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둠이 아니면 자신을 마주대할 용기가 나지 않더군요..
난 무얼 했나, 무얼 이뤄놓았나, 무얼 할 수 있나.. 어디로 갈 것인가..
뭐 누구나 겪는 불안이라고들 하는데.. 누구나 겪는다고 해서 그 괴로움이 줄어들거나 하진 않죠. 남이 해결해줄 수 있는 성질의 괴로움도 아니니까요.
새벽은 제게 있어서 매우 두려운 시간입니다.
하지만 저 자신을 넘어서야 할 제게는 필요불가결한 시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