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ain4lest » 2004-08-08 Sun 9:05am
그때는. 내 뒷타임의 사람이 일을 안오던 날이고, 좀 바쁜 날이였다..
요즘들어 자주 오시던 손님들이 가시고 난뒤[알바생들의 종합적인 결론으론
조만간 지금 점장이 그만두고 저 사람들이 할것이라 예상된다], 점장님이
덜렁 나한테 와서는
" 나는 널 믿지않아."
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우리가 언제 서로를 믿은적 있나요?? "
라니깐 말문이 막혔나보다.
그러더니
"너 담배태우냐?"
라고 대뜸. 당당하게 말한다.. 웃겨서 일단은 아니라고 했다.
뭐 저사람은 강하게 말을 하면
지 스스로 쫄아서 물러나는 성격인데 그날따라 쫌 자신만만하게 덤비더군
그러니까 한다는 소리가.
"내가.. 화장실 청소하면서 담배꽁초를 주웠는데 그게 타임이더라.. 그거 뭔데?"
라고..내가 범인이라고 확정짓고 묻는 거였다..상당히. 기분이 개같다..
"점장님은 내가 그걸 태웠다는 듯이 말을 하네요?? 거기에 대한 증거가 있나요?? "
"기분 나빠하지말고 들어봐라.. 니 가방을 슈퍼바이저가 떨어뜨려서 내가 주워 올리다가. 다른 사람들은 못봤는데 나만 봤거든? 원숭이모양파우치 있지?? 그게 열렸길래 봤는데 거기 맥심 있던데 그거 니꺼 아니냐? 그리고 니 오늘 일한거 내가 저 손님들 보여드린다고 녹화좀 했거든??너 오늘 화장실 들락거린적 몇번인지 솔직하게 말해봐라.. 내 친구중에 여자애들도 담배 요즘 다 태운다. 걱정말고 말해라.응 ?? 나 그런거 별로 신경 안 써.. "
" 녹화했으면 그거 보고 말을 하세요. 나 오늘 한번도 화장실 간다고 거기 들락거린적도 없고.
사무실도 왠만하면 안가려고 했었으니까. 비디오 녹화했다면서 왜 나한테 물어요? 사기칩니까? "
요랬더니 말을 더듬으면서 당황한다. 쯧..심약한 아기..
그러나..생각해보니..내가가진 원숭이 파우치는 지퍼처리가 되어있는 거고, 가방이 떨어져봤자,파우치는 열릴 수가 없다. 한마디로 저 대가리 둔한 점장이 가방을 뒤졌다는 거지. 순간 뒷통수에 풍이 오고. 열이 뻗쳤다. 지는 내가 YES라는 말을 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는듯 이래저래 말을 했지만. 나는 이미 점장의 의도를 꿰뚫었고, 점장 머리 꼭대기 위에서 기분더러워서 길길이 날뛰었다.
결국 심약한 점장이 먼저 뻗어 떨어져 나가고. 나는 그다음날. 한가지일을 후회했다.
그때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따지지 못했는데. 왜 남의 가방을 뒤지고 지랄이냐고 말할걸
그랬다 하는 아쉬움이. 심심찮게 점원들 가방을 뒤진다는 점장은 실로 좀도독의 피가 섞여 있거나, 어설프게 도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거나..둘중의 하나일것 같다.
결국 떄려치우고 하던 과외나 한팀 더 잡아서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