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lbap » 2004-07-21 Wed 7:18am
제주변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스토리(...)
중학교 2학년때.
외할머니 묘를 손질한지가 오래되어서 가족들이 전부 벌초를 하러갔었습니다.(경상남도 하동으로...)
하필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줄기차게 내리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온김에 그냥 벌초하러 갔습니다.(아에 옷 더럽혀질거 염두해두고 옷을 챙겨왔기때문에 그냥 강행!)
예상대로 진흙에 옷이 다 엉망이 되었습니다.
벌초를 끝내고 내려와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어머니께서 제옷을 초록색 츄리닝 바지에 위에건 아에 챙겨오질 않으셨습니다.
하는수없이 차안에선 아버지(이때는 아버지였던 인간이 어머니하고 이혼하기 전이었음...)셔츠를 뒤집어쓰고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피곤했기때문에 자연스레 잠이 들었습니다.
주말이라 차가 막히는 날이었는지 자고 일어나보니 국도를 통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
왜 의례 국도에 보면 헌병 검문소가 있지 않습니까.
그날따라 뭔일이 있는지 일일이 차 한대한대 검문을 다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웃옷을 안입고 있었기 때문에 쪽팔려서 그냥 셔츠를 뒤집어 쓰고 자는척 하고있는데.....
갑자기 검문을 하던 헌병 한명이 조수석에 앉아있던 절 슥보더니 표정이 굳더니만 갑자기 총부리를 들이대더니 "혹시 탈영병 아닙니까!?"라고 외쳐댔습니다.
그즉시 주변에있던 다른 헌병들이 우르르르 뛰어오고....
큰 덩치에 검은 피부에 짧은머리(중학생이니...)에 셔츠를 뒤집어쓰고 얼굴만 가리고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게 탈영병처럼 보였을줄은 -,.ㅡ;
거기서 그냥 아닌데요 하고 확인했으면 괜찮았는데 뒤에 앉아계시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놀라서 절 와락 끌어 안으시면서 "제 아들입니다!!!!!!"이래서...
헌병들이 보기에는 영락없이" 탈영하고 가족들이 숨겨주기 위해 가다가 걸렸는데 어머니가 모성애를 발휘해 아들을 보호 " 하는걸로 보였는지... 헌병들은 더 난리를 떨었고.... 결국에는 가방에서 제 지갑을 꺼내 '다대중학교 2학년생'학생증을 보여주고 확인을 받고 나서야 집에갈수 있었습니다.
근데 처음에 저보고 탈영병이라고 한 헌병이 초짜였는지(그래도 헌병은 이등병말고 일등병부터 실무투입하는걸로 아는데;...) 일 처리되고 차타고 가는데 뒤로 고참인듯한 헌병의 "야이 개새ㄲㅂ젿개ㅔㅕ메ㅐㄹㄴㅁ이ㅏ럼ㅇ니;런ㅁ;ㅣ!!!!!!!!!!"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제 군대갈나이가 되어서 생각해보니 웃기군요....
(이러다 진짜 탈영병 되는거 아닌가 -_-😉
덤. 내년쯤에 군대를 갈 생각인데....ROTC는 포기고 그냥 해군에 지원해봐야겠습니다. 이러다가 A모씨처럼 허리디스크(..실제로 중학교때 농구하다가 허리를 다친경력이 있음)로 나와서 고혈압으로 4급받는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