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rkTerria » 2004-07-23 Fri 12:03pm
외갓집이 저희집 근처에 있습니다.
외갓집에서 바베큐 한다고 절 오라고 하더군요.
공부한다는 핑게로(실은 귀찮아서) 버티려고 했는데...
엄마의 등떠밀기 스킬에 그만...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떠났죠.
외갓집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바베큐 통이 퐁! 하더군요.
음.. 숯이 젖어서 그런가 좀 튀네 하고 말았죠.
그리고 잠시후.. 고기가 두꺼워 잘 익지 않길래 가위를 들고 직접 썰기
시작했습니다. 안 썰은 고기가 없나 하고 눈을 부라리며 대상을 물색하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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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퍼어어어엉~~~ 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로 날아드는 화염.
정말 처음으로 '아 이제 죽는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아니면 살아도 얼굴은 처참하게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죠..
끼아악 소리 지르고 화장실로 냅다 달렸습니다.
욕조에 머리 쳐박고 샤워기로 닥치는대로 물을 뿌렸고...
나중에 정신차리고 보니 얼굴은 말짱 하더군요..
단지 팔이 좀 타고 머리카락이 녹아서 그렇지.. 심하진 않았습니다.
외갓식구들의 말로는 그 폭발로 고기들은 지붕위에 올라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 폭발의 원인은 시멘트 포장한 바닥 위에서 불을 피웠기 때문이라는데..
뭐...
전 오늘도 이렇게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