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enie » 2004-06-01 Tue 12:28pm
이 얘기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거 같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거 같고 해서 한번 써봅니다.
그 전에는 술 먹어봤다고 해도 그냥 한 모금 홀짝해본
정도여서 제대로 술을 마셔본 적은 이 때가 처음이었죠.
음 이제 오래 되서 그때 누구누구 있었나 정확히 기억도 안 나네..
홈스테이 했던 집 아들 있었고, 걔 형하고, 친구 한 명하고 그 친구
형하고 그 세 명이 일했던 식당 주인 아저씨 이렇게였던 거 같네요.
그 아저씨네 집에 가서 술을 먹는데 술을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냥 smirnoff ice라고 하는 술(5도던가? 탄산음료 같은게 맛있음..
병에는 flavored beer라고 써있더군요. kgb랑 비슷한 종류?) 한 병만
들고 천천히 마시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근처에 경찰이 온겁니다 -_- 미국에서는 술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만21살이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에는 그 아저씨
빼고 전부 나이 안 됐었죠. 경찰이 술 마시는걸 알고 왔을 리는
없고 뭔가 다른 일로 근처에 온 모양이더라고요. 여튼 그래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궁리해보다가 미성년자 세 명은
화장실에 숨고 나머지 두 명은 그래도 나이가 좀 들어보니까 밖에
남아 있고 아저씨가 문 밖으로 나가서 어떻게든 시간을 좀 끌어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위에 말했듯이 정황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남).
그런데 화장실에 작은 창문이 하나 있더군요.
...네 거기로 도망쳤습니다. 몸을 쑤셔넣어서.. 집 밖으로 나간 다음에
셋이서 좀 멀리까지 달려가서 숨어 있었음. 근데 나중에 데려오기로
약속한 장소가 "정지" 도로표지판 있는 데여서 셋이 그 도로표지판
발로 차고 좌우로 흔들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돌아갔죠..
참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