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선중 » 2004-05-26 Wed 19:30pm
중학교 시절에 했던 철없던 짓을 말하려면 야자 3시간으로 해서 4일을 해도 모자라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통쾌하고 시원하고 후련한 시절이었다.
추억에 사로잡혀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다시 한번 중학교로 돌아간다면 난 재수를 한다고 해도 다시 갈 것이다.
정말 많은 짓을 했는데 오늘은 졸업식 얘기를..
나랑 같이 노는 애들은 송재종 이준희 마장(본명이 장종훈인데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마장이라고 불려서 고3까지 왔음..)김승수 권댕이었다. 우리는 김부연이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항상 놀았다. 김부연은 참고로 김선중 부하 연합이다.. 농담이 아니고 플라스틱으로 된 명찰도 만들어서 교복 위에 달고다녔을 정도였다.
옆학교인 선학중학교에서 졸업식날 교장선생님 훈화중에 대형폭죽을 쐈다는 얘기를 들었다. 죽어도 옆학교에게 지기 싫어하는 투쟁의지 때문에 졸업식 전전날 즈음에 마장네 집에 모여서 고민을 했다.
- 소화기를 쏜다.
- 구령대에 대표로 올라갈때 우리가 대신올라간다.
- 각반애들을 꼬셔서 사복을 입고온다.
각종의견들이 쏟아져나왔으나 재밌는 게 없었다. 그 때 우리 나이중에서 마사루를 2권때부터 사 보았던 또라이같은 송재종이 의견을 냈고 다음날 우린 양키시장에 가서 WHAT 티를 사왔다..
졸업식날.
우리는 국기의 대한 경례를 하기 전에
태극기를 떼어내고 태극기 위치에 WHAT 티를 붙여놨다
졸지에 500명을 동시에 웃기고 우리는 잊지못할 졸업식을 마쳤다.
덕분에 선생님한테 얻어맞느라 졸업장도 이틀뒤에 개인적으로 받았지만
정말 10년동안 웃을걸 한 20분만에 다 웃었던 것 같다.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중학교 3학년.. 정말 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