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5 의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여럿 있는데, 이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에도 활용하는 것 같다. 이 게임도 그런 종류인데 스토리는 페르소나5 본편 타임라인상의 빈틈에 숨겨진 이야기처럼 꾸며져 있다.
많은 웹사이트에서 이 게임 '페르소나5 택티카' 를 SRPG로 소개하고 있는데, 솔직히 SRPG라고 하기엔 발만 살짝 걸친 느낌이다. 실제 게임을 해보면 바둑이나 체스의 묘수풀이를 하는 것과 더 비슷하다. 스테이지마다 클리어하는 데 필요한 유닛 배치와 전략이 몇가지로 정해져 있고, 유저는 반복 시도를 거쳐 그것을 찾아나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메뉴에 보면 RETRY(스테이지 재시작), UNDO(한 수 물리기, 한턴 전의 상태로 되돌아감) 기능이 있다.
SRPG가 무엇이냐 하면 잘 설명할 자신은 없지만, 여태 SRPG라고 알고있던 것들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맵 전체를 공략하거나 피지컬로 밀어버리거나 잘 키워놓은 캐릭터들로 상성을 잘 맞추면 생기는 상승효과로 높은 데미지 수치를 띄우는 놀이를 생각했었는데, 이 '페르소나5 택티카'는 그런거 없고 모든게 평평하다. 육성이라고 할만한게 스킬트리 뿐인데 이 스킬트리도 이미 배운 스킬을 언제든지 마음대로 취소하고 스킬 포인트를 회수한 다음 다른 스킬을 올릴 수 있게 되어있어서 육성이라기보다는 다음 맵 공략에 대비한 정비에 가깝다.
페르소나 시리즈라서 '벨벳 룸' 도 있는데 모든 페르소나가 고유 스킬 1개 + 추가 스킬 1개 슬롯밖에 없어서 페르소나 합체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다. 결국 맵 공략에 도움 되는 패시브 스킬 위주의 페르소나를 합체해서 만들게 되는데 이걸 페르소나 육성이라고 부르긴 좀 그렇고… 페르소나의 기능이 '추가 장비 아이템'과 더 비슷하다. 이걸 SRPG 라고 팔아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데… 게임을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긴 할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는 기본 이상은 하는 것 같다. 친숙하고 반가운 캐릭터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맵의 기본적인 구성을 반복적으로 재사용한 스테이지가 많고, 스테이지 수는 좀 적은편이다. 이걸 이 돈 받고 파나? 생각이 조금 들긴 했는데 귀여운 일러스트와 성우들의 목소리가 담긴 게임을 요즘 이 정도는 줘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고…. 현 시점 이 게임에 대한 내 평가는 좀 복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