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니메이션은 현재 시즌2까지 나와 있습니다. 전생물이고 등급은 성인용입니다. 별 생각 없이 봤는데 꽤 볼만합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어른 남자였다가 남자아이였다가 남자 청소년이었다가 이젠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한 남자의 전생 이후 성장과정을 따라가며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재밌습니다.
작가가 의도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모습에는 '거절당하는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현대 젊은 남성들'의 특징이 아주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을 어디까지 망가트려놓냐면...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에게 '거절'을 경험하게 한 후 그를 '불능'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크흠) 불능인 상태에서 새로운 여성을 만나고, 데이트를 하지만 그 이상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이 없는 곳에서 험담을 하다가 들키고 '거절당한 경험'에서 시작된 주인공의 고통은 더 커집니다. 주인공이 현실과 일정거리를 두고 자기 내면의 문제를 계속 외면해오던 중에 저지른 최악의 잘못이었죠.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불능'으로 설명해 버린 건 꽤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매일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글을 함부로 쓰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한번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현실은 자신과 무관한 것이 됩니다. 앞으로도 자신과는 계속 무관한 상태일 현실 앞에서 거절당할지도 모르는 두려움은 계속 커집니다. 현실과 자신의 관계는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시작된 것이 없는데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다행히 주인공은 은인이나 좋아했던 사람들을 구하고 돕고 현실과 주변 사람들 저마다의 사정과 천천히 연관되면서 '불능'을 회복할 단서를 찾아냅니다.
이 애니메이션 시즌2를 볼 수 있는 OTT의 리뷰란에는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른 애니 만들러 가버려서 작화가 나빠졌다'라는 내용의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굉장히 모진 말글을 써놓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제작자들이 페도 애니 만들러 가서 이 좋은 애니가 쓰레기가 됐다.' 등등... 제작자들이 다른 애니 만들러 갔는데 그런 결정을 한 배경을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없다면 그건 그냥 돈 벌러 간 것으로 생각해야겠죠. 페도니 뭐니 하는 건 '온전히 본인의 것이었을 자신의 나쁜 감정을 멋대로 꺼내놓은 무례한 말글'입니다.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작품이 자기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모질게 공격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말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보라는 듯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소중한 인연들을 통해 스스로를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